2010년 12월 30일 목요일

내기골프로 재력가들 꼬드겨 수백억 ‘꿀꺽’

어느덧 대중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골프. 하지만 최근 골프장이 각종 범죄에 노출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특히, 심심풀이 재미로 시작된 내기골프의 폐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 일대를 돌며 수백억 원을 가로챈 전문 사기골프 조직이 적발되면서 내기골프로 인한 피해들이 속속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일당은 사기골프를 치기 위해 환각제까지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금, 내기골프를 즐기고 있을 골프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국내·외 골프장 돌며 재력가들에게 접근, 환각제 먹여 거액 가로채
거액의 경우 해외로 원정골프, 3개월 간 안면 익히는 등 수법 치밀



국내 재력가들을 상대로 환각제를 먹인 후 거액의 내기골프를 벌여 수백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재력가 15명으로부터 사기골프로 가로챈 돈은 현재까지 드러난 액수만 140억 원.



“사장님, 내기골프 치실래요?”

지난 7월22일 수원지검 강력부(김영문 부장검사)는 국내외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면서 마약인 아티반을 사용해 사기골프를 해 140억 원을 가로챈 사기골프 조직을 적발, 이 가운데 총책 김모씨(48) 등 11명을 특경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이모씨(37) 등 1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검찰은 달아난 이모씨(48·여) 등 21명을 지명수배했다.

김씨 등은 지난 2006년 5월 재력가 A씨를 상대로 중국 골프여행을 빙자한 바카라 도박 채무금 변제 명목으로 15억 원을 가로채고 국내에서 골프 라운딩을 하면서 B씨에게 아티반을 먹여 사기골프를 하는 등 15명을 상대로 140억 원을 가로챈 혐의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각자의 핸디를 정해 타수 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벌금을 내는 방식의 ‘핸디치기’를 하면 향정신성의약품인 로라제팜이 함유된 아티반을 커피나 음료수에 타서 먹이거나 2대2로 나눠 팀별 성적을 비교해 금액을 주고받는 방식의 ‘편먹기 게임’을 하면 자신의 타수를 속이거나 같은 편이 일부러 실수를 내는 방법을 사용해 거액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아티반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정신적 긴장감과 불안감을 감소시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근육을 이완시켜 수면을 유도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소문 무성하던 사기조직 ‘적발’

김씨 등은 수백억 원을 소유한 중소기업 대표 등 재력가들을 골라 국내 골프장에서 수차례 골프를 치면서 3개월 가량 안면을 익힌 후 처음에는 단순 경비내기로 친선 게임을 하다 차츰 거액의 내기골프로 유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은 수십억원의 거액을 가로챌 경우 해외 원정골프를 하면서 사설 카지노 사기 방법도 함께 활용했다.

중소건설업체 대표인 C씨(48)는 지난해 2월 중국에서 골프와 바카라 도박 등으로 한꺼번에 20억 원을 잃은데 이어 제주도에서 1박2일로 골프를 치며 13억 원을 잃는 등 김씨 일당에게 33억 원 가량을 잃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꽃뱀과 마약을 이용한 전문사기도박 조직을 검거해 수사를 벌이다 단서를 확보해 김씨 등을 검거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기골프 조직 검거 사건은 항간에 소문으로만 알려졌던 사기골프 범행의 실체를 확인하고 개별 사건이 아니라 사기골프 조직의 전모를 밝힌 최초의 사건”이라며 “100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일부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에 대한 진술을 극구 거부하고 있어 피해액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밝혀진 사건은 전체 사기골프의 1%도 안 되는 극히 일부분일 것”이라며 “향후 지속적으로 피의자들의 여죄를 밝히고 사기골프 및 도박 등 사회 각 분야의 전형적이고 구조적, 퇴폐적 비리를 철저히 단속해 엄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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